출처: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gfl2&no=1018220
요즘은 동물의 왕 갓끼리도 총알 박히면 암컷처럼 울부짖으며 가버리는 것이 현실이지만
고대도 아니고 중세도 아니고 무려 1900년대에 동물이 인간을 전쟁으로 좆발라버린 사례가 존재한다
1932년에 벌어진 "대 에뮤 전쟁Great Emu War"의 승자 에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새새끼들은 그냥 소총도 아니고 기관총까지 동원한 인간군대를 당당히 물리침으로서 역사에 길이남을 기록을 세웠다.
도대체 어떻게 에뮤들은 인간을 물리쳤을까
1차대전이 끝나고 좀 지난 후의 이야기다
이 당시 호주에는 전쟁 끝나고 전역한 군바리 새끼들이 존나 많았는데 전쟁 뛰느라 기술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이 예비군들은 대부분 농부가 되었다
드넓은 호주벌판이 닌겐상의 밀밭과 울타리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호주 대륙의 원주인인 대에뮤제국의 에뮤들은 닌겐상들의 갑질이 몹시 띠꺼웠는지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울타리를 발로 걷어차서 박살내고 들어와서 밀을 마구 처먹기 시작한 것이다
보다시피 에뮤는 타조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덩치가 큰 새다. 크게 자라는 에뮤는 최대 2m까지 자라고 시속 50km로 달린다
토끼나 여우 막으려고 설치한 닌겐상들의 울타리 정도는 로우킥 한방으로 뿌수고 들어올 수 있는 막강한 피지컬의 소유자들인 것이다
전쟁질 하느라 성질이 더러워진 예비군 닌겐상들도 가만있진 않았다
나의 밀밭을 어지럽히는 분조들은 용서치않는다며 닌겐상들이 몇 마리의 에뮤를 쏴죽이자 에뮤제국에서도 반응이 격해지고
마침내 호주의 닌겐상과 새대가리 새끼들이 전면전을 벌이는 대 에뮤 전쟁의 서막이 오른다
무려 일만 대군의 에뮤군대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를 침공한 것이다
아무리 깡다구가 더러운 예비군 닌겐상들이라도 이런 대군은 감당할 수 없었다
일만 마리의 에뮤들이 꽥꽥거리며 밀밭을 휩쓴다
호주 닌겐상들은 아우성을 치며 경찰서와 소방서의 전화기에 불을 내지만 경찰이나 소방관이라 해도 일만 마리의 에뮤군대에겐 기스도 낼 수 없었다
그리하여 닌겐상들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이 있었으니
바로 군대였다
호주 국방 장관 조지 피어스가 새대가리들을 섬멸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요즘 우리가 보기에야 웃기지만 당시 호주 닌겐상들은 굉장히 심각했던지 대 에뮤 전쟁에 군대가 출격한다는 소식을 신문 1면에다 실으며 대서특필했다
농담이나 드립으로 전쟁으로 부르는게 아니라 진짜 전쟁이었던 것
에뮤가 존나 많아도 기관총 앞에서 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도 기관총으로 동물 잡자고 하면 그건 좀 이런 반응이 나올 텐데 하물며 이때는 요즘처럼 기관총이 흔하지도 않았던 시대다
근데 조지 피어스 닌겐상은 뭘 잘못먹었는지 이 정신나간 제안을 승인한다. 곧 소전에도 추가될 루이스 경기관총의 출격을 혼쾌히 허락한 것이다
씨벌년 꼴리네
아무튼 당시로서는 최정예화력이었던 루이스 경기관총을 장비한 왕립포병부대가 보무도 당당히 에뮤제국을 섬멸하기 위해 출격한다
날지도 못하는 새새끼 1만 마리를 잡으려고...
조지 피어스는 통크게 1만발의 총알과 5000명의 예비군 닌겐상의 지원까지 얹어준다
에뮤 제국의 운명은 이제 바람앞의 깃털과도 같았다
아무튼 운명의 11월 2일 닌겐상들의 조류토벌부대는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평화롭게 밀을 씹어먹는 에뮤군대를 습격하고 일제사격을 날린다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해버리는 밀밭
같은 건 없었다 무적의 에뮤 군대는 기관총 탄막을 모조리 개다리 스텝으로 피해버린 것이다
대가리는 존나 작고 발도 존나 얇아서 안 맞는다 피탄면적이 존나 좁아서 몸통을 맞아야 되는데 문제는 그 몸통이었다
질기고 날카로운 깃털 수십겹이 덮여있는 에무의 몸통은 그 자체로 천연방탄복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맞추기도 힘들고 맞아도 튕겨내는 에뮤 새끼들의 시속은 50km/h. 참고로 인간 중에서 제일 빠르다는 우사인 볼트도 44km/h에 불과하다
천마리 이상의 에뮤 군대를 향해 기관총을 하루종일 쏴갈겼지만 에뮤는 꼴랑 12마리 죽었다.
다시 말하지만 에뮤 군대는 총 1만 마리다.
에뮤들은 여전히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 나갈 생각이 없었다
전술의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했다
에뮤가 존나 빠르면 우리도 존나 빨리 달리면 되잖냐는 참으로 명쾌한 발상 끝에 차량에 루이스 망가가 탑재된다
뭔가 될 것 같았던 왕립포병부대는 부릉부릉 엔진소리를 내며 밀밭으로 돌격한다
이제는 새새끼를 잡으려고 기갑부대까지 동원하는 호주군
혼비백산한 애무들이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하기 시작하는데...
어떤 정신나간 에뮤 하나가 트럭으로 돌진해서 유리창을 깨부수고 핸들에 대가리를 처박는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조타가 불가능해진 기관총 트럭은 그대로 전의를 상실하고 후진으로 후퇴해버린다
그렇다 용맹한 새대가리 새끼들이 기갑부대를 격파해버린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에뮤들이 화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게릴라전으로 작전을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뮤들은 예전처럼 드글드글하게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분견대로 갈라져서 밀밭을 처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키가 큰 대장이 언제나 닌겐상들이 가까이 오는지 감시했다
한 무리가 습격당하면 다른 무리가 무방비한 밀밭을 유린하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새트콩이 따로 없었다
호주군은 전의를 잃기 시작한다
전쟁이 한달 째에 접어들자 동물보호단체까지 들고나서기 시작했다
호주 동물보호단체는 세금으로 만든 총알을 그렇게 쏟아부어서 에뮤를 몇마리나 잡았냐고 따졌다
뭐 에뮤를 많이 잡기라도 했으면 할 말이 있었겠지만
호주군은 가지고 있던 탄약의 전부인 9800발을 모조리 소모하고도 400마리도 못 잡았음을 실토해야 했다
이 정도면 엑스컴이랑 치열한 대결이 가능할 명중률이다
거기다 충격적이게도 어디선가 에뮤 1만 마리가 더 증원되었다는 것까지 확인되었다
이젠 2만 마리의 에뮤가 호주 벌판을 활보하고 있다
호주군은 별 수 없이 항복을 선언하고 후퇴해야만 했다 에뮤제국이 대승리를 거둔 것이다
에뮤 전쟁에서 호주군은 9800발의 총알과 한 대의 트럭 핸들을 소모하고 최소 12마리에서 최대 980마리의 에뮤를 잡았지만 대패는 대패였다
에뮤제국이 장악한 밀밭은 그대로 에뮤들에게 넘어갔고 에뮤들은 계속해서 증식했다
이렇게 인류 최초의 대 조류 전쟁은 인간의 대패배로 끝나고 말았다
구라같지만 진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