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38977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양자점의 크기는 줄이면서도 높이 쌓아올려 해상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퀀텀닷(양자점)의 크기를 줄이면서 선명함은 높여 기존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보다도 50배 이상 높은 해상도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표재연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과 설승권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나노미터(nm·10억 분의 1m)급 화소를 갖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나노포토닉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이달 12일 밝혔다.
양자점은 빛이나 전기 자극을 받으면 다양한 색을 내는 나노입자다. 색 순도와 안정성이 높아 최근 TV 등 다양한 전자제품 디스플레이에 쓰인다. 디스플레이 제조공법에서는 양자점을 얇게 바르는 방식으로 화소를 제작한다.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화소의 개수를 늘리려면 양자점의 크기를 줄이면 된다. 하지만 크기가 줄어든 만큼 빛의 밝기도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선명도가 낮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는 화소의 크기를 적어도 2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이상으로 키워야만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포토닉 3D 프린팅 장비의 모습이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3D 프린팅을 활용해 크기는 줄이면서 높이를 높게 쌓는 3차원 구조의 양자점을 제작했다. 크기 대신 높이를 키워 빛의 밝기를 늘리는 것이다. 연구팀은 폭 620nm, 높이 10㎛ 수준의 화소를 제작해 양자점 하나의 빛의 밝기를 기존 얇은 막 방식보다 약 2배 이상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표 선임연구원은 “기존 기술은 높이 쌓으려고 해도 양자점이 퍼지기 때문에 크기도 커진다”며 “기존에 전기연이 개발한 3D 프린터 기술을 개량해 폭도 600nm로 줄였고 이를 위한 특수 양자점 잉크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디스플레이는 1인치당 5600픽셀(PPI)의 해상도를 보였다. 기존 초고해상도(8K) QLED TV는 100PPI, 노트북은 200PPI, 스마트폰은 800PPI 수준의 해상도를 가진다. 기존 양자점 생산기술의 한계인 1000PPI보다 5배 높은 해상도를 보인 것이다. 최근 눈에 디스플레이가 가까이 닿는 가상현실 기술들이 발달하며 더욱 높은 해상도가 필요해진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3D프린팅용 양자점 잉크의 모습이다.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표 선임연구원은 “3D 프린팅 기술을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용한 사례는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외산 장비에 의존하는 3D프린팅 연구와 달리 원천기술부터 장비까지 모두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나노’에 지난달 31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