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결제사업(PG·Payment Gateway)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장과 모바일 결제 방식의 보편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결제 솔루션은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정보기술(IT), 핀테크 회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결제 시장에 대처하는 PG 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다날은 그동안 사업 확장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쳤다. 무리하게 인수하거나 설립한 자회사들이 실적 부진으로 수익에 악영향을 주자 청산에 들어가는 아픔을 겪었다. 실패를 교훈 삼아 지난해 투자 전담 회사인 '다날홀딩스'를 설립하고 동시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내세웠다.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계획적이고 다각화 작업에 필요한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주사 체제는 기업이 규모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계열사를 관리하고 각종 연관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조율하기 위함이다. 대부분 그룹사는 최대주주 아래 홀딩스를 지주사로 두고 각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거느리는 방식으로 지주사 체제를 갖춘다. 다날도 사업 확장을 위해 지주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 경영권과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다날은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날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과 관련해 아직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홀딩스도 기술투자 목적으로 설립했고 실제로도 그 취지에 맞춰서 운영하고 있으며 정확한 지주사 주체 여부에 대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날 그룹의 지배구조 정황상 다날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맡으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날 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우선 정점에는 창업자인 박성찬 회장이 있다. 박 회장은 7일 기준으로 가장 핵심 기업은 다날의 지분 17.7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다날은 산하에 14개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 지난해 설립한 다날홀딩스가 있다. 다날은 다날홀딩스의 지분 80%를 보유하며 '박성찬 회장→다날→다날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에서 출발한다. 다날홀딩스를 지주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과 반대로 다날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녹록지 않다. 박 회장이 다날홀딩스의 대부분 지분을 다날로부터 취득하고 다시 다날홀딩스가 다날의 지분을 매입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양사 간 기업가치에도 격차가 크기 때문에 연쇄적인 매도와 매입을 통한 지분 이동이 쉽지 않다. 설립한 지 1년도 안 되고 자산도 54억원 규모에 불과한 다날홀딩스가 홀로 다날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다날홀딩스가 신기술 투자 전문 업무를 맡고 실제 지주사로 역할은 오히려 다날이 수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다날홀딩스가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 신규 사업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일종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 다날이 기존 전자결제사업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고, 다날홀딩스가 '다날핀테크'의 지분을 확보해 신성장 사업을 이끄는 구도다. '다날핀테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 '페이코인'을 개발하며 블록체인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다날의 자회사다.
다날은 다날홀딩스에게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투자하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다날홀딩스는 지난 7월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ICONLOOP)'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이콘루프는 국내 블록체인 1세대 기업으로 자체 DID(Decentralized ID·탈중앙화 신분증) 플랫폼 마이아이디(MyID)를 활용해 DID 생태계를 구축했다.
한편 박 회장이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보유한 채무자금의 활용에도 관심이 높다. 박 회장은 보유한 다날 주식 1210만5005주 가운데 9주를 제외한 1210만4996주를 담보로 244 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당시 다날은 박 회장의 주식담보 대출의 목적이 전환사채(CB) 콜옵션 행사를 위해서라고 설명했으나, 아직 CB 콜옵션 행사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주식 매입 등에 채무금을 활용한 정황은 없다.
일각에서는 다날 그룹이 지주사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보유 자금을 지분 확보 등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날은 박 회장의 자금 활용법에 대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박 회장은 지분율 확대 등 오너십 강화를 위해 주식담보 대출을 활용했다. 2014년 보유 주식으로 대출을 받아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만2800주를 매입했고 2017년에도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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