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62401031403006001
■ 주한美상공회의소 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회장 제임스 김
韓 수출량 30% 中 편중은 위험… 시장 다변화 투자전략 필요
코로나에도 美경제 굳건 … 빠른 경제회복 위해 韓美협력 필수
中과 가깝고 혁신성 갖춘 韓, 정치 불안한 홍콩보다 기업엔 매력
16년간 한국서 살며 느낀 北, 크게 불안할 정도 아니라 생각
한국 기업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장을 다변화해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의 기업을 대표하며 800여 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제임스 김(58) 회장 겸 대표이사의 충고다. 16년간 한국에 거주하며 느낀 북한 문제에 대해 그는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제금융센터(IFC) 내 사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경제 탄력성’을 강화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 시 겪게 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1953년 설립된 암참의 67년 역사에서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회장이다. 김 회장은 또 코로나19 사태로 비상상황에 처한 미국 경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 회복을 확신했다. 향후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한·미 양국의 굳건한 경제동맹 체제도 더욱 단단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홍콩 사태에 대해 김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및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어 홍콩이 가진 지리적 확신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경제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미국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미국은 한국의 그 어떤 조치보다 엄격한 ‘셧다운(Shut Down) 정책’(일시적 부분 업무 정지)을 적용해 왔다. 그 결과로 2500만 개의 일자리 감소를 겪었고, 실업률은 14.7%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모든 주가 각기 다른 상황에 놓여 있어 재개 시기 또한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서히 정상화 노력에 돌입하고 있으며,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도 미국 경제의 근간은 여전히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그에 대한 증거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이달 초 상승 전환에 성공했고, 달러화 가치는 높게 책정돼 있다. 이는 세계가 여전히 미국 시장을 안정적이고 수익성 있는 투자처로 평가한다는 증거다. 나 역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해 낙관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미 경제나 교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신속한 경제 회복을 위해 한·미 간 협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양국은 정부 지원금과 강화된 공공 안전 수칙을 통해 정상화를 이루려는 노력을 보였다. 팬데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으로 세계는 무역량 감소를 경험했다. 여행·관광업은 여전히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으며, 호텔·항공·면세점 등 업종 내 모든 이해관계자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은 다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다양한 시장에 투자해 현재와 같은 상황을 타파해야 한다. 한국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잘 준비해왔다고 할 수 있으며, 베트남·인도 등 다양한 나라와 분산적으로 협업한 것이 성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또 한국의 내수시장이 매우 굳건하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40% 줄었고 미국은 45%나 감소했지만, 한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10% 늘었다. 한국 시장의 구매력은 여전히 강력하며, 이는 한국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 및 체계적인 사회기반시설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신속한 회복을 위한 장기적 계획의 일환으로 우리 모두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주제를 돌려봤다. 김 회장은 공정과 자유를 믿지만, 그 역시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회장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의 중요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현안이기도 하다. 미국은 전통적인 한국의 우방국이고, 중국 역시 한국의 중요한 교역 대상국이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암참은 자유·공정·상호호혜적인 무역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매우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둔 까다로운 위치에 놓여 있다. 현재는 미·중 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축된 상태다.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지만, 중국으로 수출되는 상당량의 상품이 결국 미국으로 재수출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양화’가 중요하다. 단일 국가에 전체 무역량의 30%를 수출하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로, 외부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중 양국과의 관계는 한국의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만일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번지게 된다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는 한국의 소비자 및 한국 내 미국 기업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국은 ‘경제 탄력성’을 강화해 무역분쟁 심화 시 겪게 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공급망의 다변화’일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지난해 미국 내 576억 달러(약 69조9300억 원) 투자 및 5만7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 등 한국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 바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이다.”
-홍콩 사태로 화제를 돌려보자. 홍콩의 국가보안법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미국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지 않고 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또 홍콩 사태가 미국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홍콩이 기업들에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인 이유는 중국과의 지리적 접근성 때문이다. 사업장 이전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의견들이 있다. 홍콩의 국가보안법이 지금까지 홍콩이 누려왔던 무역 특혜를 무효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크게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사업장 이전을 고려할 것이다. 이에 더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은 기업들이 중국 및 동아시아 사업을 하는 데 있어 홍콩이 갖고 있는 지리적 확신을 약화시킬 수 있다.
기업 이전을 원하지 않는 기업들은 홍콩의 지리적 이점이 대체 불가능한 기업들이다. 즉, 홍콩에서 얻는 이점을 싱가포르나 대만과 같은 대체국에서 얻을 수 없는 경우다. 정부조달에 힘쓰는 몇몇 기업의 경우 중국 법령 아래 운영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홍콩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더 지켜보며 국가보안법의 시행 강도를 가늠해봐야 한다. 그 이후에 비용과 편익에 대한 정확한 계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로는 이 사태가 홍콩 내 미국 기업들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확신할 수 없다.”
-한국은 홍콩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나.
“좀 더 시간이 걸릴 문제다. 홍콩에 많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대안이 된다는 것을 제시하기에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한국은 뛰어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훌륭한 지리적 이점도 있다. 또 한국의 속도감 있는 경제는 기업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투자 환경이다. 한국은 혁신성, 뛰어난 제조업, 그리고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과의 접근성으로 홍콩과 비슷한 이점들을 제공한다. 다만 한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엄격한 대응을 보여주며 자국 경제를 살리는 데 힘쓰지만, 한국 여행제한 조치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 허브를 찾고 있는 이들에게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세계적인 수준의 끈기와 혁신을 보여줬다. 한국은 지금의 기회를 발판 삼아 글로벌 기업들이 최고로 생각하는 투자처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다면 홍콩 사태는 미·중 무역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홍콩 사태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홍콩에 대한 무역 특혜대우를 폐지하겠다는 의미로, 중국에 적용되는 무역 관세를 홍콩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 및 미국 대선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분쟁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북한 문제가 또 불거지고 있는데, 미국 기업이나 한·미 경제관계에서 북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몇 년 전을 뒤돌아보면 북한 문제에 대해 심각한 상황은 없었던 것 같다. 한국 미디어들이 그렇게 비춘 것 같지만, 지금 한국에 있는 대표들은 크게 걱정을 안 하는 것 같다. 크게 신경 쓸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암참 대표자로서,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매우 훌륭하게 조치했다는 점을 얘기해 주고 싶다. 국내 기업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민도 일상적인 삶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암참은 지난 몇 년간 한국 정부와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 및 관계를 이어왔다. 한국 정부는 국내 글로벌 재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데 큰 노력을 보여줘 앞으로의 협업 또한 매우 기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내 외국인 거주자의 출국 후 재입국 시 조치 강화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논의가 이뤄진 지 48시간 안에 의견이 받아들여졌으며, 보다 공정한 지침이 발표됐다. 한국 정부의 이런 열린 태도는 우리에게 매우 큰 격려와 힘이 된다. 암참은 한국 정부를 도와 기업 활동이 하루빨리 재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한·미 양국의 무역증진과 동맹 강화에 목적을 둔 기관으로서 신속한 경제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2014년부터 암참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성과와 목표에 대해 말해달라.
“암참은 지난 3년 동안 회원사를 크게 늘리면서 많은 성장을 했다. 회원사를 위해 끊임없는 지원의 노력을 이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와 다양성을 겸한 이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30여 명으로 이뤄진 이사진은 상징적인 미국계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장 및 CEO로 구성돼 있다. 암참의 이사진과 함께라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암참은 한국 내에서는 미국 재계를, 그리고 미국 내에서는 한국 기업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그 일환으로 한·미 무역관계 및 국내 기업 환경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각각 만나 현안을 전달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 제임스 김
△1962년 서울 출생
△UCLA 경제학·하버드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현)한·미협회 부회장/한·미동맹재단 자문위원회 고문
△(현)아이클릭 인터랙티브 사외이사/아르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아이콘루프 고문
△전 AT&T 마케팅 총괄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
△전 야후코리아 CEO
△전 한국지엠 대표이사 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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