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1499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준으로 현재의 토큰이코노미(암호경제)를 뿌리째 흔들어댈 이더리움2.0이 등장한다.
이더리움은 스마트계약과 이더리움 기반 토큰(ERC-20) 발행 기능으로 전 세계 암호화폐 생태계에 ICO 붐을 일으켰다. 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저마다 독특한 암호경제를 내세운 프로젝트가 등장하며, 비트코인과 함께 현 암호경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디파이(Defi) 서비스가 부상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이더리움2.0의 등장은 전체 암호경제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2.0의 경제
이더리움2.0의 핵심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이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으로 전환되는 것에 있다. 쉽게 생각해 보더라도, PoW에서 이더리움의 암호화폐 이더(ETH)를 얻기 위해서는 컴퓨팅 자원을 소모해, 노드(node) 운영자 간에 '채굴'(mining) 경쟁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PoS에서는 이럴 필요가 없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ETH를 예치하는 행위만으로 채굴할 수 있다. 물론 채굴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ETH를 네트워크에 맡겨야 한다.
이더리움2.0의 PoS 시스템에서 노드 검증자(validator)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 32ETH를 예치해야 한다. 이더리움 백서에 따르면, 검증자 수는 1만6384명으로 설정돼 있다. 단순 계산으로 이들이 모두가 이더리움2.0의 검증자로 등록한다면, 1ETH당 233달러 기준으로 약 1억2221만 달러(약 1450억 원)에 달하는 ETH가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묶여 있어야 한다. 이더리움2.0의 검증자로 참여하기 위해 시장에서 막대한 ETH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이더리움 재단 측은 "PoS가 적용된 초창기의 이더리움2.0을 노린 악의적인 공격을 막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영을 위한 금액"이라고 설명한다.
32ETH 이상을 보유 중인 지갑 수.
지난 6월 9일부터 이더리움2.0 테스트넷 오닉스(Onyx)를 운영하는 프리즈매틱랩스(Prysmatic Labs)에 따르면, 현재 약 3만2000여 명이 테스트넷에 검증자로 등록했다. 정식 이더리움2.0의 초기 검증자 수를 넘어선 것이다. 물론 프리즈매틱랩스가 "테스트넷에서는 ETH를 예치하지 않고 검증자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는 만큼 ETH를 예치해야 하는 정식 이더리움2.0에서는 얼마나 검증자로 참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더리움2.0이 정식으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1만6384명이 검증자로 참여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52만4288ETH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묶여 있어야 한다. 이 정도 규모의 물량이라면, 이더리움 가격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 메트릭스(Coin metrics)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32ETH 이상을 보유한 지갑은 11만8647개로 전년 대비 6% 이상 증가했다.
ETH를 맡기고 보상 받는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더리움2.0은 PoS 합의 알고리듬으로 인해 ETH를 예치하면, 블록 생성 검증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이더리움2.0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사 컨센시스의 금융 부문 자회사 '컨센시스 코디파이'(Consensys Codefi)는 이더리움2.0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약 6분마다 새로운 블록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6분에 한 번씩 블록 생성 보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콜린 마이어스 콘센시스 코디파이 글로벌 전략 책임자는 "이더리움2.0에서는 처음 예치한 ETH에 대해 연 20% 내외의 ETH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더리움2.0의 암호경제 설계상 예치된 ETH의 수량에 따라 이자율이 변화하는 만큼 검증자가 늘어나거나 예치 ETH가 많아질수록 이자율은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이더리움2.0의 검증자로 참여했다가 보상을 받고 그만둘 수는 있으나, 보상으로 지급받은 ETH는 PoW 기반의 이전 이더리움으로는 옮길 수 없다. 이더리움2.0의 최종 단계 세레니티(Serenity)에 들어섰다고 할지라도 마지막 3단계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이더리움과 이더리움2.0은 서로 완전히 통합될 때까지 별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더리움2.0의 예상 예치 이자율. 출처=Activate
이더리움의 ETH와 이더리움2.0의 ETH의 공존
이더리움 백서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채굴은 세레니티의 2단계에 들어서기 직전 중단된다. 이때부터는 이더리움2.0에서만 채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더리움2.0이 시작된 이후에도 일정 기간 PoW로 ETH를 채굴할 수 있다는 의미다. PoW와 PoS 양쪽에서 ETH가 발행되는 만큼 시장에 공급되는 ETH가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양쪽의 ETH는 통합이 될 때까지 균형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콜린 마이어스의 분석에 따르면, 양쪽 모두에서 ETH가 발행되며, 전체 수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PoS에서의 채굴 비용이 PoW보다 훨씬 저렴하다. 장기적으로 채굴자들이 PoS로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연간 인플레이션이 PoW에서는 약 4.5%였지만, PoS에서는 0.45%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시중에 풀리는 ETH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더리움2.0에 대한 시장의 반응
이더리움2.0이 되면 ETH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더리움2.0에 예치된 ETH를 토큰화해 디파이에 활용하는 상품이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직접 검증자로 활동하기 힘든 참여자를 위해, ETH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로부터 ETH를 양도받은 '대리 검증자'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1ETH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레니티에 접어들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은 서로 다른 2개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ETH가 발행되는 만큼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더리움2.0이 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52만4288개에 달하는 ETH가 네트워크에 묶여야 한다. 막대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지 못하는 셈이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더리움2.0과 디파이
이더리움2.0은 연 20%에 달하는 예치 이자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ETH를 예치하고, 검증자로 활동하기에는 쉽지가 않다. 이런 틈새를 노린 예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디파이다.
현재 대다수의 디파이 서비스에서 ETH를 맡기고 얻을 수 있는 연이자는 0.01~7% 정도이다. 디파이에 맡길 바에는 이더리움2.0에 예치하는 게 더 높은 이자 이익을 얻는 셈이다. 장기적으로 이더리움2.0로 인해 디파이 서비스의 불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이더리움2.0으로 인해 디파이 서비스가 오히려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더리움2.0에서 PoS 채굴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ETH를 네트워크에 묶어 둬야 하는 만큼, ETH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가 있다면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더리움2.0이 우리에게 보여줄 새로운 암호경제에 대해 다양한 전망과 기대가 나오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더리움의 모든 것이 이더리움2.0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통합될 것이다. 그리고 PoS 기반의 새로운 암호경제가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찌 계획대로만 이뤄지겠는가. 이미 이더리움2.0의 출시조차 여러 차례 연기된 상황이다. 이더리움2.0이 불러올 새로운 암호경제의 전망은 일단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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