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 IT 산업을 이끈 곳은 미국 실리콘밸리였다. 실리콘밸리의 미국 첨단 IT 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은 세계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뒤흔들었다. 2010년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인터넷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후 새로운 스타트업 혁신 산업은 모바일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모바일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IT 스타트업 기업들이 쏟아졌다. 아마존은 책 유통산업을 뒤흔든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로 인터넷 커머스를 확대하며 모든 산업을 위협했다. 유튜브는 전통 방송 산업을 뒤흔들기 시작했고, 에어비앤비는 호텔산업에 혁신을, 우버는 모빌리티 혁명을 가속화했다.
그렇게 실리콘밸리 혁명이 시작된 이후 10여년간 IT 산업의 기존 질서는 모두 바뀌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클라우드, AI 로봇, AR·VR, 핀테크 기술을 기반한 스타트업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사물들이 데이터를 만들어내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의 발전도 빨라졌다.
지난해 기준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 관련 데이터 (자료=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미국 실리콘밸리, IT 생태계 새판을 짜다
전통적 기업들이 만든 판이 완전히 뒤집혔고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시작됐다. 아마존 주가가 10년간 20배 오르는 동안 월마트 주가는 2배 상승에 그쳤고 메이시스 등 백화점 회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당분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벤처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을 구축을 완료한 미국계 IT 회사들은 자신들이 장악한 모바일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의 변화를 원치 않을 것이고 변화를 막을 것”이라며 “엄청난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앞으로 이 생태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 주체는 아니지만 플랫폼 기반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이다. 데이터 사회가 될수록 보안 문제가 중요해지는데 그 문제를 ‘블록체인’이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기술적 의미로 블록이란 곳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처럼 연결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저장된 데이터를 모든 사용자에게 분산해 사용하기 때문에 탈중앙화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은행을 예로 들면 중앙은행이 모든 장부와 거래를 가지고 있지만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한 은행은 장부를 고객들에게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여 보관한다. 이 때문에 보안성이 높아 해킹 가능성이 낮다.
블록체인은 초기 가상화폐 열기로 홍역을 치르며 산업이 급격히 위축됐지만, 전자결제, 계약, 비대면 인증, 데이터 공유 등에서 효용성이 검증되면서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테스트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사업화 시도되고 있다.
블록체인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시장은 올해 24억8000만 달러 규모에서 2025년 393억3000만 달러로 연평균 69.6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향후 블록체인 중심의 플랫폼 변화를 예상하고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실리콘벨리에서 새로운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성과를 내기 전에 기존 대기업들에게 팔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기존의 판을 뒤집는 새로운 블록체인 기업이 탄생하기 보단 IT 대기업 기득권이 지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실제 페이스북, 구글 같은 IT 공룡들은 이미 블록체인을 도입을 시작하고 나섰다.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 거리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 중국판 실리콘밸리 ‘선전’의 도전, 블록체인 특허 ‘압도적’
블록체인 전쟁 이후 국가별 IT 판도가 변화될 가능성은 있다. 블록체인 시장은 아직은 초기 형성 단계로, 국가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고, 아직 확실한 실생활 서비스 성공사례가 없는 기술 분야다.
최근에는 중국이 미국 실리콘 밸리의 IT 지배력을 블록체인을 통해 넘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중국 내 블록체인 업체 수는 약 2000여 개의 숫자에서 연평균 100% 넘는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며 현재 3만개가 넘는 기업이 블록체인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 산하 트러스티드 블록체인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까지 공개된 블록체인 특허 신청 수는 총 8996건이다. 이 중 중국에서 신청된 수는 4435건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했다. 이는 아시아 전체 신청의 85%에 달하며 세계 1위 규모다.
기업별로도 압도적이다. 블록체인 특허 출원 수 기준 세계 상위 20개 기업 중 15개가 중국 기업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206개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인 차이나 유니콤이 106개로 5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보험 기업인 핑안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당국 차원의 산업 육성 기조가 강한 만큼 IT 기업, 스타트업 외에 정부 산하 기관 및 학술기관 특허 출원 성과가 두드러진다.
이 밖에 수많은 국가들이 건강 기록, 세금, 투표, 복지 수당부터 시민 및 디지털 통화까지 모든 것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분산원장(공공 공개 장부)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중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시작한 정부들도 있다. 거래내역의 투명성, 추적 가능성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함에 따라 해외 중앙정부 및 시도 지방단체들이 공공서비스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에스토니아는 정부가 의료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증이 아닌 ID 카드로 진료 기록, 병력 등이 관리된다. 본인의 동의가 있으면 누구나 정보 열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 가서도 X-ray 등 불필요한 검사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 블록체인 스타트업 늘어가는 한국
국내에서는 금융기관 외에 ICT 기업과 핀테크 스타트업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결제, 거래, 보안, 인증 등의 분야에 뛰어 들고 있으나 해외와 비교해 볼 때 아직 초기 단계다. 2018년 기준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기업은 200여 개 이상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성과를 내는 기업은 늘고 있다.
아직 기술격차가 크기 않기 때문에 뛰어넘을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2.4년의 기술격차(미국 100% 대비 76.4% 수준)를 보였다. 중국보다도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다른 IT 분야보다는 기술 격차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업으로는 두나무, 아이콘루프, 그라운드X 등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글로벌 인지도나 사업규모 면에서 이미 성과를 입증했고, 향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된다. 이들 기업은 파트너사와 투자사까지 연결된 비즈니스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건전한 신규 창업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 중 아이콘루프는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한 자기주권형 신원 인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위변조가 불가능한 각종 증명서를 보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준비 중이다. 아이콘은 초기 투자로만 약 450억원 규모를 투자받아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라운드X도 차세대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투자를 받아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디지털 자산을 쉽고 편리하게 관리해 주는 개인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키 관리를 클립이 대신하면서 블록체인 지식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클레이튼(블록체인 토큰)에서 생산되는 디지털 자산(가상자산과 가상 아이템 등)을 모으거나 소비할 수 있게 된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창업 붐이 불 때도 수많은 실패 스타트업이 나왔지만 그 중에 소수만 성공해 지금의 네이버 다음카카오가 탄생했다“며 ”블록체인 기업이 천개가 시작하면 그 중 열개만 성공해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엄청난 이득이 되기 때문에 다른 국가와 밀리지 않기 위해 투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20091401000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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