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360491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신원증명의 개념을 정립하고 실생활에 쓰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분산 신원증명(DID, Decentralized Identity)‘이란 사용자 개인 정보를 자신의 단말기에 저장하고, 인증할 때 필요한 정보만 골라 제출할 수 있게끔 해주는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 신원증명 기술입니다. 기존 디지털ID가 신원 정보를 중앙화된 시스템에 저장해 관리한다면, 분산ID는 신원 정보를 개인 단말기에 분산화시켜 저장하기에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지난 11월5일 아이콘루프의 분산 신원증명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MyID Alliance)’가 출범했습니다. 7일에는 ‘DID 얼라이언스’가 새로운 신원증명 기술 ‘GADI’를 발표했습니다. 코인플러그가 이끄는 DID 프로젝트는 10월 23일 75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이 세 가지 소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
마이아이디, 금융사 중심 DID 서비스 준비한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는 11월5일 아이콘루프 라운지에서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하며 출범 소식을 알렸습니다. ‘마이아이디‘는 국내 블록체인사 아이콘루프(ICONLOOP)가 개발한 분산 신원증명(DID)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신원증명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마이아이디를 활용해 자기주권형 디지털ID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모인 것이 바로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입니다.
마이아이디는 지난 6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마이아이디는 국내에서 DID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규제 기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아이콘루프는 지난달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7곳 투자사에 기술보증기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이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한 첫 사례입니다.
5일 열린 파트너스 데이에는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와 파트너사인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 R&D 센터 본부장, 신대호 포스코 벤처기획그룹장, 김종윤 야놀자 부문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외에도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BNK 캐피탈, 서강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포함한 총 38개 기관 및 기업이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의 자문위원장을 맡은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은 축사에서 “산업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며 “블록체인은 미래를 열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블록체인 분야에 경쟁력이 있기에 기회를 살린다면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비트코인 투기 열풍에 가려진 블록체인의 진면모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종협 대표는 “미래에 신분증이 디지털화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라며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를 통해 이 같은 현실을 앞당길 것이다. 이미 기술은 준비됐다”라며 마이아이디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김 대표는 ‘아이디와 패스워드–인증서–소셜 로그인’ 순서로 신원인증 기술의 발전 과정과 각 기술의 특징과 한계점을 짚었습니다.
김 대표는 “공인인증서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기술로 금융, 공공 서비스가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라며 그러나 공인인증서는 중앙화된 주체가 서비스를 관장한다는 문제점이 있고,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UX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 후 소셜 로그인 시대가 열리며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게 되었으나, 거대 소셜 플랫폼 기업이 사용자의 신원 정보를 자신에 플랫폼상에 가둬둘 뿐만 아니라 대규모 정보 유출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DID가 차기 신원증명 기술 족보를 잇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리라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ID 관리 서비스의 경우 제공자 혹은 인증자가 개인의 ID를 소유하고 관리해 왔다면, DID는 개인이 자신의 ID를 관리할 수 있는 ‘자기주권형 서비스’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생체 인증 방식과 결합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커머스에서 간편히 성인 인증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DID가 다른 기술과 결합해 다양한 활용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마이아이디를 기반으로 2020년 상반기 비대면 금융 관리 서비스를, 하반기에는 비금융 파트너를 대상으로 범용 신원인증 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DID를 이용할 때 신규로 앱을 설치하거나 가입하게 하는 것은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의 편의성을 중점으로 두고 서비스를 개발하겠다 말했습니다.
최지영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사무국 부국장은 “디지털 경제가 도래하며, 신원 증명 아이디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라며 마이아이디를 통해 사용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 했습니다. 또한 “신원 증명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를 요구하는 곳이 금융사이며, 금융사에서 쓰이기 시작한다면 다른 분야로도 진출이 쉬울 것”이라며 마이아이디가 금융사 위주의 파트너십을 구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현재 마이아이디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했으며,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의 국제 표준을 획득하기도 했다”라며 마이아이디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파트너사
파트너사는 마이아이디를 어디에 활용할까?
장현기 신한은행 디지털 R&D 센터 본부장은 국내외 기관과 협력해 디지털 자산관리에 DID를 활용하겠다 말했습니다. “은행에서 비대면 서비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비대면 서비스는 7-8개 단계에 거쳐 진행되는데, DID를 적용한다면 이 과정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활용 예시를 들었습니다. OPT 발급에도 DID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신대호 포스코 벤처기획그룹장은 포스코가 포항과 광양에 설립하려는 스마트시티 설계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신 그룹장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이용해 양질의 도시 데이터를 관리하고, 추후 지역 커뮤니티 중심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김종윤 야놀자 부문 대표는 “우리는 앱을 넘어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전과정을 포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문 대표는 “여행, 레저 산업에서도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고객 단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머신러닝, 사물인터넷 4가지 기술을 활용한다면 분절되어 있는 각 단계 서비스의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호텔에 게스트가 들어설 때 화상 카메라가 게스트 신원을 인식해 자동으로 체크인할 수 있다면, 로비에 줄을 서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며 활용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DID 얼라이언스 참여사
‘DID 얼라이언스’와 ‘코인플러그의 DID’
국내에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외에도 DID 기술 표준을 정립하고 실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다른 움직임도 있습니다. 지난 7월24일, ‘DID 얼라이언스’는 서울 강남에서 발족식을 개최했습니다. DID 얼라이언스는 DID 표준화를 위해 산학연이 모여 만든 컨소시엄입니다. ICT 보안 기업 라온시큐어 이순형 대표가 DID 얼라이언스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며, 병무청, LG CNS, 삼성카드, 삼성SDS, BC카드, NH 은행 등 기관 및 기업이 창립 멤버로 있습니다. 10월22일에는 서울 엘타워에서 ‘DID 얼라이언스 코리아 2019’ 컨퍼런스를 개최해 6백여 명의 참여자와 함께 DID과 관련된 세계 주요 이슈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1월7일, DID 얼라이언스는 새로운 신원 증명 기술 ‘GADI(The Global Association for Digital Identity)’를 2020년 말까지 구현하겠다 밝혔습니다. GADI는 개인이 자신의 DID를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인터넷 도메인 생성과 관리를 돕는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처럼 GADI를 이용하면 온,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DID를 생성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DID 얼라이언스는 “GADI를 이용하면 그동안 신분을 증명할 수 없었던 지구상 25%의 인구 또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디지털 ID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DID 얼라이언스 공동 창립자인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GADI 기술을 통해 휴먼 아이덴티티(Human Identity)와 디지털 아이덴티티(Digital Identity)를 연결할 수 있으며, 중앙화 방식의 기존 디지털 ID 체계가 갖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사 코인플러그도 자회사 메타디움을 설립하고,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DI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0월23일, 코인플러그는 K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 벤처투자로부터 75억 규모의 시리즈 B 후속 투자를 받았습니다. 코인플러그는 수혈받은 자금을 DID 기술 개발과 서비스 확대에 투입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코인플러그는 지난 3월부터 SK텔레콤과 함께 ID 및 인증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7월에 부산 블록체인 규제 자유 특구 주관사로 선정되어 DID 기반 공공안전 영상 제보 및 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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