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ckstar.co.kr/archives/2925
2016년 5월 설립된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 플랫폼 및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기업이다. 자체 개발 고성능 블록체인 엔진 ‘루프체인(loopchain)’에 기반, 서울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국금융투자업권, AWS 파트너 네트워크, 교보생명 등에 다양한 기술 및 솔루션을 제공하며 여러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혁신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독자적 DID(Decentralized ID, 탈 중앙화 신분증) 기술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마이아이디(MyID)’와 신원확인 서비스 ‘디패스(DPASS)’, 블록체인 증명서 발급 서비스인 ‘브루프(broof)’ 등을 통해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노력 또한 지속 중인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으로 더 편리하고,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대한민국 대표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의 김종협 대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DID 얼라이언스 출범,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
아이콘루프는 작년 국내 최초로 DID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며,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인증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처음 DID를 할 때만 해도 그렇게 이슈화가 되지 않았는데, 작년은 DID가 제도권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한해가 아니었나 평가한다. 우리가 서포트했던 아이콘 프로젝트 같은 경우도 탈중앙화가 되어서 커뮤니티에 의해 돌아가는 형태로 자리를 잡은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DID 연합은 3개가 출범했다. 아이콘루프가 주축이 된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MyID Alliance)’는 금융위로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된 마이아이디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은행법상의 신원인증 부분만 적용되었지만, 지금은 더 확대되어 전자 금융법, 특금법 상 고객의 신원 확인까지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김 대표는 “제도권에서 DID를 쓸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고, 가장 규제가 촘촘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권에서 활용이 많아질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SK텔레콤이 주도하는 DID 얼라이언스의 경우,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아니다 보니 주로 유저 베이스 중심으로 규제가 덜한 증명서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라온시큐어가 주도하는 얼라이언스는 로보어드바이저 분야를 베이스로 로그인이나 전자서명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 같다. 각각 DID 기술을 갖고 있지만 적용하려고 하는 부문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마이아이디만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브루프(broof), 디패스(DPASS), 비짓미(VisitMe)… 마이아이디(MyID)로 통합 서비스]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DID를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신원확인 서비스 ‘디패스(DPASS)’, 블록체인 증명서 발급 서비스인 ‘브루프(broof)’, 방문자 신원인증 서비스 ‘비짓미(VisitMe)가 있고, 이들 서비스는 올 상반기 정식 출시되는 마이아이디(MyID)로 통합 서비스 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디패쓰의 경우 실제 블록체인상에서 DID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보기 위한 베타 버전으로 정식 제품이라기보다는 MVP 성격으로 실제 회사 내부에서 사용해 보고 기술개발에 활용해 보려고 나온 플랫폼이다. 디패스는 DID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 데이터들을 디바이스에만 보관하고 있으면 유지보수 등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볼트(Vault, 분산 저장소)라는 기술을 디패스에 넣어본 것이다. 디패스는 주요 기술들을 확인해보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브루프는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증명서 발급 서비스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반해 위변조되지 않는 증명서 발급과 영구 보관을 지원한다. 증명서 발급 기관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별도 구축할 필요가 없고 종이문서 발급 및 보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발급 신청자는 언제 어디서나 블록체인 증명서를 간단하게 발급받고 조회할 수 있다. 회사가 없어져도 한번 발급받은 재직 증명서는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있어, 언제든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비짓미는 블록체인 기반 방문자 신원확인 서비스다. 아직 종이 방명록을 쓰는 기업들이 많다 보니 종이와 인력 낭비가 큰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었다. 김 대표는 “초대를 하는 사람이 초대를 받은 사람의 신원을 미리 인증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였고, 블록체인상에 모든 내용을 기록해서 보관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둔 마이아이디는 이들 서비스를 모두 통합할 예정이다. 이미 개발은 끝났고, 각 금융권이나 연계기관과의 연동 문제로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금융권마다 일정이 있어 조금 지연될 뿐이다. 순조롭게 연동작업이 진행 중이며, 6월까진 정식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식 출시되는 마이아이디의 경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관심이 있는 곳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들이다. 특금법이 통과되면 국내 영업을 위해 강화된 신원인증을 해야 한다. 즉, KYC를 이용할 때 한국 금융기관에서 발급한 디지털 신분증을 통해 쉽고 간편하게 인증하기 위해 문의하는 거래소들이 많다. 시작은 KYC를 통한 신원 증명으로 시작을 하지만, 나중에는 특금법 상 고객 확인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하며, 향후 다양하게 활용될 방안을 말했다.
[데이터 3법 및 특금법, 블록체인 기업에 미칠 영향과 하위법령의 방향성]
논란의 대상이 된 특금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9월부터 정식으로 적용될 예정인데, 아직 하위법령들은 제정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금융위가 검토를 하고 있지만, 금융기관 정도의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명 거래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자산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면 당연히 규제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FATF 권고안 중, 기술적으로 의미가 없는 제안들은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취지를 살려 가상자산 거래에 있어서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는 부분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먼저 통과된 데이터 3법에 대해 “서비스 제공자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하게 맞춰져 있는 거 같다. 아직 시행령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런 규제들 위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이 그것을 가지고 와서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통제하는 형태의 사용자 중심의 법령도 제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보면, 데이터 3법도 그렇고 ISMS도 그렇고 특징들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사업자에 너무 집중된 것 같다. 마이아이디도 그렇고 DID가 추구하는 것은 데이터의 원소유자에 집중하자는 부분이다. 현재는 개인정보를 서비스 제공자가 갖고 있어서 제공자에 대한 규제만 생겨나는데, 개인정보와 실제 서비스에 필요한 부분이 분리된다든지, 서비스할 때만 결합이 되어 사용된다든지 그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이번에 통과된 특금법이 오히려 블록체인 업계와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금법이 대형거래소 중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소거래소들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소거래소들이 조금 더 기술적으로나 공격적으로 대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신원 확인한 것을 믿어주지 않았던 것인데, 이제는 금융위가 허가한 마이아이디를 활용하여 암호화폐 KYC를 인증한다든지, 이런 부분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한 신원 확인을 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신원 확인 방법들이 있다. 그런 부분을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금법은 통과됐지만 블록체인진흥법은 아직 국회에 계류되어 있고, 곧 국회의원 임기종료와 동시에 폐기될 예정이다. 아무래도 다음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다. 김 대표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규제 부분에 대해서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규제가 있어야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쉽기는 하지만 제한된 영역에서 불편하더라도, 현실에서 실제 사용성과 괴리감이 있는 규제라도 진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아쉽지만, 다음 국회에서 빨리 관련 규제들이 통과되어 세팅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공분을 산 박사방 사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은?]
얼마 전, 온 국민의 공분을 산 박사방 사건으로 인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번 사건이 오히려 업계를 성숙시키며 더욱 성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만약 현금거래면 추적이 안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암호화폐로 거래하여 잡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시 말해, 암호화폐 자체는 굉장히 투명하다. 물론 다크코인처럼 익명성이 강화된 암호화폐도 있지만, 가상자산을 처리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이 명확하게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만 거래할 수 있게 한다면 암호화폐는 다 추적할 수 있다. 특금법 상 이런 취지는 좀 더 가상자산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업계는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거래소 같은 경우도 특금법에 따라 KYC가 명확하게 필요한 부분이 있음을 인지했고, 사용자들도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추적이 안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암호화폐도 금융거래처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이콘루프, 올해 목표와 비전은?]
아이콘루프는 올해 마이아이디 출시와 동시에 100만 건 이상 신원인증 발급 건수를 목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존 유저 베이스가 있기에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김 대표는 “올해 목표 매출액은 200억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공부문의 투자는 많지만, 민간분야는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 있다. 그래도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엔터프라이즈 분야에 집중하려고 한다. 작년이 시범사업 위주였다면 올해부터는 본사업으로 넘어간다. 과기정통부 입장도 확인했고, 올해부터는 장기적으로 계획을 갖고 본격적으로 B2B와 엔터프라이즈 비지니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고 금투협 프로젝트를 출시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 대표는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규제 영역에 맞춰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제도가 개선될 때를 바라보고 준비해야 한다. 정말 무모하게 모델을 만들고 도전을 하되, 생존할 수 있는 전략도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만의 패기가 필요하다. 규제 탓이라고 생각지 말고 생존전략을 세우며 도전정신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한다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 대표는 “데이터 오너쉽과 관련하여 말하고 싶다. 데이터 오너쉽에 무지하면,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배되어 살게 될 것이다. 본인의 데이터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오너쉽을 사용자들이 깨닫고 데이터 해방운동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대기업들의 데이터 독점이 없는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며 그가 탈중앙화된 세상을 말했다.
마이아이디 정식 서비스 출시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아이콘루프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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