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blockmedia.co.kr/archives/135445
지난해부터 계속된 DID(Decentralized Identifier)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가 사용처 확보를 위한 파트너사 모집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내놓는 해가 될 전망이다. 아이콘루프가 주도하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도 올 상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블록미디어는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서 금융권 사업·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손유진 아이콘루프 이사를 만나 마이아이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중인 손유진 이사
지난해 아이콘루프의 ‘마이아이디’가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지정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 실명인증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에 마이아이디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는 이를 이용해 금융권에 이용되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손유진 아이콘루프 이사는 “마이아이디는 금융권 특례를 받으면서 시작하다보니 금융서비스에 특화돼 있는 DID이긴 하다”면서 “금융은 규제 장벽이 높아 접근이 힘든 부분인데 특례를 통해 차별성을 가질 수 있게 돼 일단은 금융권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금융권에만 쓰일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 때문에 두 가지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시키고 있다. 첫째는 역시 금융권이다. 금융권 신원인증을 시작으로 비금융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이 인정한 실명인증 수단은 국내 최고 수준의 실명인증이기 때문에 비금융권에서는 당연하게 이용 가능하다. 또 다른 방식은 마이아이디 서비스 내에 다른 서비스를 연동하는 방식이다.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 기반 제증명 서비스인 ‘브루프(Broof)‘, 출입증 발급 서비스 ‘비짓미(VisitMe)‘를 출시했다. 현재는 별도의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으나 향후 다양한 DID 서비스를 마이아이디에 연동시킬 계획이다.
여느 서비스가 그렇듯, DID도 사용처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도 이를 위해 추가 특례를 받았다. 손 이사는 “처음 특례를 받은 후 사용처를 늘리기 위해 추가 특례를 받았다”면서 “추가 특례를 통해 비대면 계좌개설을 포함한 모든 금융거래 뿐만 아니라, 접근매체 발급에도 마이아이디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접근매체란 온라인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용자의 신원이나 거래내역의 진실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단을 말한다. OTP, 비밀번호, 생체인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실상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마이아이디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빗썸이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서 이슈가 됐다. 또한 마이아이디가 특금법상 고객확인용도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거래소에 마이아이디 이용을 통한 KYC를 허가한 것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손 이사는 “본래 특례에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특금법 시행령이 나온 후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해야 한다. 다만 처음 특례를 받을 때 금융 기관들이 특금법상 고객확인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특금법으로 거래소가 금융기관 안으로 편입된다면 이를 연장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영역이다보니 FIU와 협의가 필요하지만, 은행들이 인증한 것으로 거래소가 직접 인증하는 것보다 훨씬 보안수준이 높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빗썸의 얼라이언스 가입을 시작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유진 이사는 마이아이디를 통하면 금융거래의 편의성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기관마다 따로 진행해야 하는 인증 과정이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 내에서는 최초 한 번이면 모든 곳에 이용할 수 있도록 바뀌기 때문이다.
은행은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 신분증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과 인프라를 갖추고, 고객들에게 신분증을 제출 받아 행안부와 경찰청을 통해 신분증을 확인하고 계좌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KYC를 진행한다. 기존에는 금융권의 비대면 계좌 개설 시 보안 등의 이유로 실시간 촬영 방식의 이미지 제출만 허용했으나,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최초 1회만 인증하면 단말기 내부에 저장된 서류를 제출할 수 있게 됐다.
마이아이디는 은행이 고객 단말기에 저장된 정보가 검증된 정보라는 것을 블록체인에 올리고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데이터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고객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마이아이디와 연결된 모든 곳에서 신원인증을 할 수 있게 된다. 은행이 검증한 신원확인 데이터를 마이아이디 내 모든 곳에서 이용하는 셈이다. 손 이사는 “마이아이디는 한 곳에서 인증을 받으면 금융기관이든 비 금융기관이든 합의된 모든 곳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로 신원증명을 한다는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향후 외국인들도 마이아이디를 통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외국인 등록증이 비대면 신원인증 수단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등록증도 비대면 계좌 개설에 이용할 수 있는 신분증이 됐다. 다만 금융기관이 법무부와 연동해 외국인등록증을 확인하는 인프라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손 이사는 “금융권이 관리기관인 법무부와 연동작업을 먼저 진행할 것이고 그 이후에 마이아이디로 확장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위한 법령, 인프라는 준비 됐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보안원이 발표한 금융권 DID 공동이용 표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표준은 금융권에서 DID를 이용할 경우 준수해야 하는 사항들을 담고 있다. 손 이사는 “해당 표준에는 DID 관련한 3개 연합이 모두 참여해 기술을 공유하고 표준을 같이 만들었다”면서 “마이아이디 얼라이언스도 참여했으며 해당 표준을 모두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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