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9&no=92259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9년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참석자들이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 첫째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GEEF)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서울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이 탄생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서울 연세대에서 매일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제2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 4월 `민주주의 서울`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한다"며 "온라인 플랫폼에 모든 시민이 들어와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하고 결정하면 서울시는 이를 집행하는 완벽한 도시 민주주의 역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 서울`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발표한 `블록체인 기반 행정서비스 혁신 14개 선도사업` 중 하나로, 시 주요 정책과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시민이 투표로 참여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참여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유하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엠보팅)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로 유권자 1인 1표를 보장하며, 투표 전 과정에 걸쳐 블록체인 기술로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투·개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상호 공유할 수도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민주주의 서울` 프로젝트는 향후 협동조합, 재개발·재건축 조합, 마을 공동체 등 지역사회 현안 결정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박 시장은 앞으로 5년간 1233억원을 집중 투입해 `스마트 도시`로서 서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서 시민 참여가 핵심"이라며 "시민 참여형 정책 결정과 예산 집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 참여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 구축뿐만 아니라 향후 서울 시정의 주요 목표를 유엔이 2030년까지 국제사회 최대 공동 목표로 설정한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를 뼈대로 삼아 서울시 맞춤형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게 박 시장 설명이다. 17가지 SDG는 빈곤,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등 인류 보편적 문제와 기후 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생물 다양성 등 지구 환경 문제부터 기술, 노사, 고용, 사회구조, 경제 등 경제·사회 문제를 포괄한다. 앞서 2017년 서울시는 `서울 지속가능발전목표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이날 포럼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서울 시정에서 가장 중요한 비전이자 모든 정책의 시작과 끝"이라며 "양적 성장이란 미명하에 특정 세대에게 희생을 강요하던 구시대적 패러다임에서 탈피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정책 목표를 달성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정책으로 거론된 사업은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이다. 2011년부터 서울시가 추진해 온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은 에너지 절약과 태양광 같은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확대해 원자력발전소 1기가 생산하는 전력에 해당하는 에너지 200만TOE만큼 절약하겠다는 프로젝트다. 박 시장은 "200만명 넘는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해에만 에너지 516만TOE만큼 절감하는 효과를 달성했다"며 "서울시는 2020년까지 원전 3기 연간 생산 전력량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친환경 정책과 병행해서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한 유명 산업 중심 지역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강조했다.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하는 혁신 인프라스트럭처를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 6만개 이상을 창출하는 게 목표다. 박 시장은 특히 양재동 일대를 가리켜 "미국 실리콘밸리에 견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한 연구개발(R&D)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속가능발전목표 2030`을 실천할 더 나은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박 시장은 13일 서울시청에서 GEEF 참석차 방한한 아르미다 살시아 알리샤바나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위원회(ESCAP·에스캅) 사무총장을 만나 대담할 정도로 이 주제에 신경을 쏟고 있다.
알리샤바나 사무총장이 박 시장과 대담에서 강조한 것은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이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도시 인구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인구 1000만명 이상 메가 시티가 18개나 된다"며 "도시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SDG 달성도 각 도시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유엔 에스캅은 서울시를 비롯한 아·태 지역 지방정부 연합체인 CITYNET과 협업해 세계 도시 정책 공유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그간 아·태 지역의 많은 도시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선진 정책과 관행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현지화해 적용해 왔다.
또한 SDG 현지화를 위한 이해관계자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알리샤바나 사무총장은 특히 도시 규모가 작을 때부터 지속가능발전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통합적 도시계획을 세워 체계적인 모습을 갖춘 도시를 만들어야 하고, 대형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역시 적극적인 민관 협력으로 자금 문제에 관한 돌파구를 찾으라는 주장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도시 간 연대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서울시가 지방 정부 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추진하면서 얻은 성과와 서울시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경험을 다른 아·태 지역 도시들과 나누는 데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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